추운날 땡기는 소주
소주는 북쪽 지방에서 즐겨 마신 술이다. 추운 지방에서는 독한 술이어야 추위를 견디는 데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남쪽에서는 곡물을 발효시킨 술이 서민층의 애호물이 되었는데,이것은 기후와 양조재료에서 오는 차이다.
소주는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시에 처음 보인다.
"햇 여지 붉게 익어 닭벼슬 빛이 돌고,소주 단지 개봉하니 송진향기 물씬 난다."
그러나 이때의 소주는 이름만 소주(증류한 술)일 뿐,(증류식이 아니라)발효주였다. 중국에서 증류식 소주가 처음 제조된 시기는 12세기 이후 금나라 때였다. 이어 원나라에서도 소주가 유행하였고,원나라의 침략을 받은 고려에도 들어오게 되었다. 고려를 손아귀에 넣은 몽골군은 다시 일본 정벌에 나섰는데,그 병참 기지가 안동이었기에 안동이 소주 생산지로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천통 안주소주가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식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조선시대만 해도 쌀,수수로 빚은 소주는 지체 높은 관리들이나 즐기던 귀한 술이었고, 서민들이 즐겨 마시던 술은 여전히 막걸리였다. 식량이 귀하던 시절에 허기진 배를 달랠 겸 피로를 푸는데 막걸리가 그만이었던 까닭이다.
한편,주정에 물과 향로를 탄 희석식 소주는 세계에서 한국과 일본,두 나라만 만들어 판다. 프랑스에서는 소주가 술이 아닌 에틸알코올로 분류되어 2년마다 보르도 등지에서 열리는 세계 주류 박람회에 참가 자격조차 주지 않는다.
또한 일본 소주는 우리와 좀 다르다. 우리 소주에 비해 당도가 거의 없고 알코올 냄새가 더 짙다. 때문에 일본인들은 양주처럼 미네랄 워터나 우롱차 등을 칵테일해서 마신다.
현대 한국인이 즐겨 마시는 희석식 소주는 1965년부터 식량 절약 정책의 일환으로 시판되었다. 진로는 1924년 알코올 도수가 35도인 증류식 소주를 시작으로 소주 사업을 시작했지만 1965년에 30도짜리 소주를 선보이면서 희석식으로 전환했고,1973년에 25도로 도수를 크게 낮추어 이후 25년동안 '소주=25도'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희석식 소주는 1998년 23도짜리가 큰 성공르 거둔뒤 2006년에는 20도로 더 낮아져 여전히 사람받고 있다.
희석식 소주는 향과 맛이 담백하여 어떤 안주와도 잘 어울린다. 뿐만 아니라 육식 습관덕분에 체질이 변한 한국인 입맛에도 맞아떨어져 (막걸리를 밀어내고)주요한 술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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